시(詩)/이정하

이정하 - 자물쇠

누렁이 황소 2022. 7. 19. 21:48

 

문이 하나 있었다.
그 문은 아주 오랫동안 잠겨 있었으므로

자물쇠에 온통 녹이 슬어 있었다. 
 
그 오래된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마음이라는 열쇠밖에 없었다.
녹슬고 곪고 상처받은 가슴을 녹여
부드럽게 열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따스하게 데워진 마음이라는 열쇠뿐. 
 
닫힌 것을 여는 것은
언제나 사랑이다.

(그림 : 권종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