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유순예 - 설야

누렁이 황소 2022. 7. 14. 23:38

 

우리가 잠든 사이

당신을 닮은

눈이 내렸네요

 

낮 동안 혼자 빈둥거리던 놀이터에도

행인들의 늦은 귀가를 붙잡던 포장마차에도

가으내 선홍빛 그리움을 토해내던 감나무에도

 

당신이 두고 간 여운처럼

다소곳이 앉았네요

 

해 뜨면

앉았던 자리 돌려줘야 할

저 눈,

머물다 갈 때까지

.......쉿!

(그림 : 김종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