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조동례 - 빈 그릇

누렁이 황소 2022. 7. 8. 13:48

 

담장 위에

빈 그릇 두었더니

비가 와서 채웁니다

그 물을

새가 와서 먹고 세수하고

벌이 와서 먹고 목욕하고

그래도 남아서

고양이가 얌전히 먹는 걸 봅니다

그릇을 비워두니

오는 대로 주인입니다

(그림 : 한부철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