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안서경 - 봄마중

누렁이 황소 2022. 6. 28. 10:08

 

봄 맞을 준비에

쓸데없이 시간을 다 보내어 버리고

돌아보니 봄은 벌써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는 봄을 퍼담아서

온통 노랑물에 취한 봄마중 꽃들이

미련퉁이 밤퉁이 비웃기라도 하듯

깔깔대며 만취한 봄을 송별하고 있었다

 

서둘지 않아도 될 텐데

난 또 주저앉아 얼마나 더 헛되이

생의 노란 봄을 기다리게 될는지

모른다

(그림 : 김정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