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한이나 - 바람의 책

누렁이 황소 2022. 5. 3. 15:59

 

책이 내는 소리, 진삿빛 바람의 말을 듣고 있다

 

바다의 습지와 비탈과 능선을 넘어

만난 적 없는 다른 시간의 사람과 연결 통로인

한 권의 책으로 도달한 소슬한 길

 

시공간 너머 튤립 입술이 들려주는

공중에 바람 흔들리며 뿌려지는

모음 자음 낱알의 씨앗들 그 비밀통로

길가를 날리는 문장을 듣는다

 

내 바람의 책에는

 

언제 누가 들어와

나라는 사람을 만날까

(그림 : 설종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