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최부련 - 근시의 목적

누렁이 황소 2022. 5. 3. 15:56

 

가장 사적인 것이 먼저다

양면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지극히도 주관적이라

자동으로 촉각을 내세운다 기어코

좁혀져 오는 섬세함은 접촉을 차단한다

극심한 고립일까 세심한 섬망일까

망각의 조각은 항시 굴절되어 다가왔다

눈에서 멀다고 배제할 필요는 없다

가까운 곳의 정밀도는 차라리 탐닉이라

근원을 차단할 막이 필요하다

굴절되어 다가오는 것들은 늘 고개를 숙이고

혼란을 감당할 사연을 위장한다

굴곡으로 맺어진 것의 분출은 막막하다

거리를 둔 예속이다

종적을 차단한 전율의 흐름이다

부풀어오는 환상은 항상 복합적으로 다가오고

선명하지 않은 확신을 불러온다

희미한 교착은 시야의 혼선을 불러올 뿐.

정밀함은 선명한 결정을 유도한다

망설임을 차단한 집중

강렬한 눈은 섬세하여 핵심을 두둔한다

오히려 절제가 필요한 반사이다

초점은 단순하게 사유하며 깊어진다

반사되어 나오는 빛의 모습은 팽팽히

굳이 한 갈래만 선호한다

가까운 곳에서 섭렵되는 안목의 리듬이

광채를 띠고 시각을 조절한다

관측을 통해 다가오는 것은 지극한 내공뿐

결정을 보류하는 현저한 발돋움이

먼 곳의 감각을 휴지하고

위안을 누적시킨다

(그림 : 장용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