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김진복 - 바지랑대

누렁이 황소 2022. 3. 29. 13:51

 

아침나절에

빨랫줄 쳐든 바지랑대

파란 가을 하늘이 노랗다

 

느닷없이 가랑비라도 내리면

짓누른 무게는 땅바닥에

깊이를 더하고 바르르 떨지만

산들바람에

고추잠자리도 어울려 노를 젓는다

 

별빛이 내리면

빨랫줄에 기대어

지나온 하루를 떠올려 본다.

(그림 : 변응경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