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정공량 - 멈추지 말라고

누렁이 황소 2022. 3. 12. 20:10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길은 어디까지 펼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은 그 어디까지 우리를 부르는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내일이 있기에 여기 서서

다시 오는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

누가 밀어내는 바람일까

흐느끼듯 이 순간을 돌아가지만

다시 텅 빈 오늘의 시간이

우리 앞에 남겨집니다

내일은 오늘이 남긴 슬픔이 아닙니다

내일은 다시 꽃 피우라는 말씀입니다

내일은 모든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는

오직 하나의 먼 길입니다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는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그림 : 한희원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