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전영숙 - 기일

누렁이 황소 2022. 2. 25. 21:06

 

아버지는 내일 돌아가셨다

 

머위와 방풍을 산다

봄나물은 약이라는데

혼에게도 약이 될까

 

향이 타는 봄

목련꽃송이를 만져본다

맞대 부빈 살의 감촉

그날의 당신처럼 차다

 

이처럼

차가운 생명도 있다

매화 산수유 고래 상어

둘러보면 사방에 가득하다

목덜미에 감기는 바람에도

서늘한 기운이 돈다

 

오래 전

다른 생명이 된 당신

오늘 밤 우리 곁에 와

더운 멧밥에

식은 온기를 데운다

(그림 : 김종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