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손익태 - 못.1

누렁이 황소 2022. 1. 23. 13:49

 

전혀 다른 너와 내가

수명 다하는 날까지

의지해서 살아가라고

 

타인의 몸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삭이며

버리는 것이라고

 

서로의 몸과 마음에서

손톱처럼 삐져나온 뼈마디

 

바람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어금니 악다물지만

 

삭아지는 녹처럼

지상 한 켠 붙잡고 사는

나는 못이다

(그림 : 김태권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