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운진 - 혼자라서

누렁이 황소 2021. 12. 12. 11:57

 

썩 나쁜 일은 아닐 거야

 

구름의 지도를 그리고

꽃이 피는 속도를 알았으니까

 

정확히 몇 시에 대추나무가 가장 곧게 서는지도 알게 됐으니까

 

내가 무엇이 될 수 없는지, 내 꿈은 왜 자꾸 무너지는지 생각하다가

 

뒤늦은 질투에 부끄러워지는 일

 

봄볕 같은 감정들을

 

혼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알겠어

(그림 : 안기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