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안규례 - 석양

누렁이 황소 2021. 12. 8. 20:01

 

그립다 그립다고 말하지 마라

한때는 뜨겁게 피었다

지는 꽃만 봐도 아파하며

눈물 흘리기도 했다만

 

산다는 건 그리움만은 아니다

 

나무들은 나무들대로

숲의 새들은 새들대로

내 사랑 아직 그대로

달라진 건 없다

 

늙어간다는 건 나이가 든다는 건

저물어 갈 뿐 시든다는 건 아니다

 

고목에도 꽃이 피듯 피는 꽃

또한 아름다움 연속 아니던가

 

내게 있어 사랑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그림 : 허필석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