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박철 - 부뚜막

누렁이 황소 2021. 12. 6. 15:52

 

추운 날

아궁이에서 불 때는 엄마 모습 보기 좋았다

저녁 밥 짓는 겨울 석양 무렵

부엌 문턱에 앉아보다가

디딤돌에 섰다가

조금조금 다가가 부뚜막에 앉으면

얘야 연기 난다 맵다 매워 저리 가라 저리 가

눈물 찍어내며 엄마 손사래를 치면

나도 눈물이 피어

엄마 모습이 좋았다

(그림 : 이동섭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