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우대식 - 사라진 역

누렁이 황소 2021. 11. 11. 17:28

 

카스테라 봉지를 뜯던 여자가 있었다

주홍빛 망에 담긴 계란이 빛나던 시절

허기진 시간 속에서

자그마한 사람들이 모두

조금씩 먹고 있었다

역에서 사람들은 나누어 먹는 연습을 했던 것

부자들은 역을 줄였다

더 빨리 가기 위해

역을 폐쇄했다

나누어 먹는 연습을 할 곳이 사라졌다

(그림 : 김희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