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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후포

누렁이 황소 2021. 11. 9. 14:09

 

이제는 없는 듯이 있는 조용한 바닷가 좋더라.

거센 파도가 밀려왔다가 거품처럼 슬며시 숨죽이는 곳.

월송정 지나 손등이 거뭇한 할머니가 제철 방어회를 떠 주는 횟집이 있는 곳.

여기에서 독도가 제일 가깝다고 하더라.

그러나 오늘은 돛배도 없고 그곳으로 부는 바람도 없어라.

젊은 시인들끼리 어울려 사진을 찍게 하고 우리는 그냥 볕살 좋은 모래밭이나 거닐며

보릿고개 넘던 서러운 시절을 이야기하고 싶더라.

땅 한 평 없어 식구들끼리 나와 바닷고기를 후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후포.

이제는 겨우 발밑이나 적시다가 고개 숙이며 물러날 줄 아는 겨울 바다가 나는 좋더라.

후포 : 경상북도 울진군 동남부에 있는 면.

서쪽 경계에 응봉산(389m)·마룡산(407m) 등이 솟아 있으며, 이는 동쪽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져 동해와 접한다. 

대부분의 취락과 도로는 해안을 따라 분포한다.

주요 수산물로는 동해에서 광어·꽁치·대게·물가자미·오징어 등이 어획된다. 

동해안에 인접한 등기산에는 항로를 밝혀주는 후포등대가 있으며, 신석기 시대의 돌도끼 등의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삼척-영덕을 잇는 국도가 면의 동부를 관통하며, 후포-울릉도 간 정기여객선이 비수기에는 격일제로,

성수기에는 매일 운항된다.

(그림 : 박영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