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송기영 - 딱한 사람

누렁이 황소 2021. 9. 10. 13:57

 

안 되는 것도 없지만, 딱히 되는 것도 없다

모르는 것도 없지만, 딱히 아는 것도 없다

머물 마음도 없지만, 딱히 떠날 생각도 없다.

쉼표를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네가, 오른쪽에는 내가 있다.

딱한 줄 모르는 네가

딱한 줄 모르는 내가

존중하고 싶지만, 딱히 애쓰고 싶지 않아서

쉼표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서로 딱한 사람

자기밖에 모르는 딱,

한 사람

(그림 : 남일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