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한명희 - 부전패

누렁이 황소 2021. 9. 9. 09:36

 

사방이 링인 적이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움이 되는 때가 있었다

싸움인 줄 몰랐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코피가 터져 있는 때도 있었다

 

나는 이제

훅도 제법 날릴 줄 알게 되었고

맷집도 이만하면 좋아졌는데

나를 자꾸만 내려오라고

게임은 이미 끝이 났다고

(그림 : 고찬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