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박은형 - 박꽃

누렁이 황소 2021. 8. 5. 13:10

 

저녁의 단문이어서 흰,

태생이 후렴이어서 흰,

들키지 말라고 아니 들키라고 흰,

될 대로 되라고 문틈에 끼워 놓은 조바심이라서 흰,

등대처럼 한 송이로 무성해서 흰,

꼭 들어찼음에도 자꾸 쏠리는 눈자위라고 흰,

모르게 져 버리는 미혹이라서 흰,

 

당신이라는 단 한 번의 미지

(그림 : 엄의숙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