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성영희 - 몽산포

누렁이 황소 2021. 8. 1. 18:45

 

해변에서 몸을 푸는 여자

먼저 온 파도가 나중 온 파도를 밀어내는

몽산포,

 

일흔의 여자가 고동을 판다.

종이컵 가득 이천 원

해송사이로 노을이 지면

남은 것은 몽땅 덤이다

 

또 주우면 되야

 

기다리는 데는 고동을 줍는 일 만한 일이 없었다고,

남편을 바다로 보낸 그 아침 그대로

서른에 묶여 사는 여자

저녁 해 머리를 풀자

해변으로 가 몸을 섞는다

(그림 : 김지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