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류미야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누렁이 황소 2021. 6. 7. 13:59

 

지난 생

아마도 난 북재비였는지 몰라

눈시울 붉게 젖은 노을을 등에 업고

꽃지는 이산 저산을

넘던 그 시름애비

 

어쩌면 그 손끝 뒤채던 북일지 몰라

그렁그렁 눈물굽이 무두질로 마르고

소슬히 닫아건 한 채

울음집인지 몰라

 

그렇게 가슴 두드려 텅텅 울고

텅텅 비워

가시울 묵정밭 지나 산머리에 이르러는,

마침내 휘이요―부르는

휘파람 된지 몰라

(그림 : 박영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