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신원석 - 빚쟁이 나그네
누렁이 황소
2021. 5. 7. 15:32
인생은 그냥 왔다 가는 거라고 생각했어.
인생은 나그네 길~ 이라는 노래처럼.
근데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랑 어머니가 보이는데, 아차 싶더라구.
생이란 게 그런 거더라구.
태어나자마자 빚을 지는 거.
누군가 언젠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어.
도대체 부모한테 효도를 왜 해야 하는 거냐고.
그땐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말 못하고,
공원에서 딸 아이가 탄 그네를 밀어주는 아버지를 손가락으로 가르켰지.
그런데 이제는 당당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부모는 숙명적 부채라고.
갚기 싫으면, 뭐…… 뒈지든가.
(그림 : 이미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