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허수경

허수경 - 봄날은 간다

누렁이 황소 2021. 4. 21. 17:10

 

사카린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박분(薄粉)의 햇살아
연분홍 졸음 같은 낮술 마음졸이던 소풍아
안타까움보다 더 광포한 세월아

순교의 순정아
나 이제 시시껄렁으로 가려고 하네
시시껄렁이 나를 먹여살릴 때까지

(그림 : 김이란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