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나해철 - 봄 삼만리

누렁이 황소 2021. 4. 1. 10:37

 

강물이 꽃길 데리고

흐르네

하얀 꽃 노란 꽃

봄 삼만리

 

봄날에 강물 외롭지 않네

 

나란히 흐르다

굽이마다

꽃을 껴안고 가네

몸에 아로새기며 가네

 

강물은 아네

이 봄 끝이면

행복도 끝나

마음 파랗게 식은 채

나머지 계절을 살아야 한다는 걸

 

강물이 가네

한 굽이 강물이 꽃이 되고

또 한 굽이 꽃이 강물이 되어

 

강물이 가네

꽃이 가네

봄 삼만리

(그림 : 이황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