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양전형 - 수국

누렁이 황소 2021. 2. 18. 16:29

 

문득,

그대가 생각났네

무작정 길을 나섰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척 하며

해변가 일주도로를 한참 걸었네

걷다가 걷다가

길가에 핀 수국울 만났는데

깜짝,

나를 그만 들키고 말았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척 하며

그저 사람들이나 구경하는 척 하며

분홍 꽃잎으로 온통 덮여 있는

생각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그림 : 설종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