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김수영 - 동야(凍夜)

누렁이 황소 2021. 2. 1. 18:01

 

 

벽 뒤로 퍼진 원근 속에

밤이

가벼웁게 개울을 갖고

 

개울은 달빛으로 얼음 위에

얼음을 놓았는데

 

너무 고요해서 잠에서 깨어나

 

내가 비는 것은

이 무한한 웃음의 가슴속에

그 얼음이 더 얼라는

내일의 주부(呪符)이었다.

(그림 : 김종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