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김우전 - 할매 찌찌

누렁이 황소 2021. 1. 2. 09:44

 

할매 찌찌는 와 이래 쭈글쭈글한데

 

느그 아부지, 아지야, 고모들

목숨 만들어 멕이고 나니

이래 터엉

비었다 아이가

 

그럼 우리 아빠한테 만이라도

내 나라 하마 되잖아

 

하마 준 걸 우예 다부로 돌라카노

 

할매, 그래도 달라 해바라

아빠 나쁘다

할매 찌찌 다 뺏아 먹고

 

욕실 앞을 지나다 무심코 들은 나는

말뚝처럼 박혀

먹먹하였습니다

다부로 : "도로"라는 뜻의 경상도 말

(그림 : 김영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