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김봉용 - 가시연꽃

누렁이 황소 2020. 12. 28. 09:41

 

오늘 하루만이라도

짙은 물음표로 살고 싶어

이른 아침 우포늪에 가 본다

 

늪 한복판

물안개 깔린 잎 방석 위

가시연이 홀로 아침을 먹는다

고전으로 한복 차려입은 그녀는

이슬 먹고 꽃을 피운다

한번 묻고 싶다

무엇이 세상 속으로 돌아갈 수 없게 하는지

 

사랑은 선(線)을 이어서

길 찾아가는 것

마음이 와글와글 복잡할 때

한 자리에서 기다려주면

문 열어 줄까

(그림 : 박진균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