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백승호 - 어머니 3

누렁이 황소 2020. 12. 14. 09:59

 

광주리 위가 더 높게

아픈 허리 희도록 열무 이고

산을 넘어 십 리 길 장에 가셨는데

다 팔기는 하셨는지

핼쓱한 바람 가지에 걸리고

어느새 쓸쓸한 초승달도 서러운데

"엄마 왜 안 와~?"

네 아우 배고파 칭얼거리고

연탄불 위에서 물은 끓고 있는데

오늘도 늦으시는 어머니

어머니가 오셔야 국수도 오는데

물 한 바가지 더 부으며 불러 보는, 어머니!

(그림 : 이원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