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우은숙 - 선흘 동백

누렁이 황소 2020. 11. 27. 10:26

 

봉긋한 제 가슴을 느끼기 시작할 때

천방지축 소녀의 눈물도 시작되었다

그제야

동백꽃 의미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허공의 끝자락에 출렁이는 눈빛만큼

설레던 파도마다 열꽃이 익을 때쯤

붉어서

꽃물 토해낸 이별 편지 읽는다

짧디짧은 봄빛 따라 첫사랑이 떠나고

나무만 덩그러니 서 있는 동백동산엔

동백꽃

떨어진 자리마다 피멍울이 난무하다

선흘곶 동백동산 : 제주도 동북부지역 조천읍에 위치한 중산간 마을

고려 말기에 형성되어 선흘곶자왈 동백동산과 함께 65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유서깊은 곳이며

선흘의 ‘흘’ 은 깊은 숲을 의미함

(그림 : 강종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