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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희 - 바람이 불면 승부역으로 간다

누렁이 황소 2020. 11. 26. 06:48

 

아무것도 없어도

어쩌다 찾아가도 그대로였으면

세상은 너무 변하고

우리들에겐 변하지 않는 무엇이 필요해

그게 너였으면

 

홀로 휑한 바람을 만나고 싶어

무작정 차표를 끊는 그 순간

마음은 벌써 이곳에 닿아 있지

 

작은 대합실 작은 꽃밭

소실점을 향하여 뻗어가는 선로

보면 볼수록 청아한 풍경들

어서와 앉았다 가라 손짓하는 작은 다리

먼 데 집들도 고요를 품고 있네

 

소소소 마음을 울리는 바람의 잔물결

그대 품처럼 떨리는 하루

 

“하늘도 세 평이요 / 꽃밭도 세평이나”

 

세 평을 노래한 옛 시인의 시비

절경은 이걸로 충분해

승부역(承富驛) : 영동선의 철도역.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승부길 1162-5

열차운전시행규칙 제7조에 따른 1명 근무지정역이어서 역장 혼자서 근무한다.

또한 역사에는 대합실 및 매표창구가 없으며, 플랫폼에 위치하는 간이대합실을 사용해야 한다

원래 승부역은 2004년 이전까지, 각역정차 통일호만 왕복 2회 정차하던 역이었다.(영주-강릉/제천)

원래는 울진군 서면 전곡리였지만 (울진군에 있는 유일한 역이었지만 생활권이 봉화인 관계로) 1983년 2월 15일자로 봉화군으로 넘어갔다
역 주변에 마을만 있어서 여객수요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으나, 이 역이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역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이용객이 급증, 무궁화호가 하루 6회씩이나 정차하며 겨울 눈꽃열차까지 정차하게 되었고

2013년 4월부터는 중부내륙순환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정차하는 역으로 거듭나면서 접근성이 향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