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정하선 - 산문(散文)
누렁이 황소
2020. 10. 14. 18:15
아침 서리에 국화향이 더 꼿꼿해졌습니다
마당가 심은 대추가 다 떨어졌군요
오전에는
지난밤 내린 비로 쓰러진 국화단 묶어주고
더러는 상처를 핥듯
대빗자루로 가을 마당을 쓸었습니다
메아리처럼 몰려가는 새털구름이
어제보다 몇 걸음 더
남쪽으로 내려갈 듯 합니다
오십이 넘어도 세상을 모르겠다며
아직도 출가를 꿈꾸는 몹쓸 날들입니다
(그림 : 신재흥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