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종숙 - 보름달 어머니

누렁이 황소 2020. 10. 11. 19:52

 

누구든지 찾아오면

밥 먹었냐

식사하셨냐 물으시곤

밥상 먼저 차리시던 어머니

늦둥이 막내아들 생일이면

미역국 먹었냐고

누구보다 먼저 전화하시던 어머니

음력 유월 보름 푹푹 찌는 더위에도

아들 생일 잊지 않고 먼 걸음 하시어

어두운 하늘 훤히 밝히신 채

푸짐한 고봉밥 한 그릇 들고

막둥아!

생일 밥 먹어라 하신다

(그림 : 허영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