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임영석 - 늦가을에

누렁이 황소 2020. 10. 7. 18:49

햇살이 아까워서 말린 곡식을 또 말리고

바람이 아까워서 까분 깨를 또 까분다

이렇게 아까운 것만 자꾸 눈에 들어온다

 

달빛이 아까워서 새벽까지 잠을 설치고

별빛이 아까워서 발만 동동 구르는데

아내는 아까운 마음 동치미로 담가둔다

(그림 : 김대섭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