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박형준 - 부뚜막

누렁이 황소 2020. 10. 6. 18:24

 

당신은 부뚜막에 살으셨습니다

은주발에 담긴 샘물에

손 비비는 달이

살으셨습니다

새벽이슬이 다디단 첫물이 될 때

찰랑이는 불빛이 되셨습니다

당신이 이제 지평선에서

얼굴을 묻고

불씨를 불고 계십니까

정지의 아궁이에

타오르는 불빛

그곳에도 자식 걱정이 있습니까

(그림 : 김우식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