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류병구 - 괴불의 추억
누렁이 황소
2020. 9. 16. 10:59
옛 자잘한 추억을 깁다가
솔기 터진
노리개 하나를 만지작거렸네
병상에 누운
막내고모 처녀적에
풀솜 재워 공글린
청홍색 바늘집
사진 액자에 눌린 괴불,
몽실한 세모꼴 바랜 자죽이
설핏 아른거렸네
그 틈새로
누진 저녁 어슴푸레 다가오고
쇤 노을이
울컥 붉어지는 걸 보았네
괴불 : 어린이들이 주머니 끈 끝에 차는 노리개
비단 조각을 이용하여 삼각모양을 겹으로 만들고 솜을 탄탄히 넣은 다음 둘레를 색실로 휘갑쳐서 만든다.
이 때에 작은 고리를 만들어서 삼각이 된 위의 변에 끼워둔다.
그리고 양쪽 다리 끝부분에는 풀솜에 물감을 들여서 만든 술을 달아서 귀여움을 강조한다.
괴불에 수를 놓아 더욱 정성스럽게 만드는 경우에는 솜을 두기 전에 천에다 먼저 수를 놓은 다음에 만든다.
이와 같이 만든 괴불은 어린이의 노리개 이외에 귀주머니, 염낭주머니 끈에 여러 개를 소담하게 끼워서 사용하기도 하고, 액자의 밑받침에도 사용하였다.
(그림 : 정하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