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상호 - 뚝심
누렁이 황소
2020. 9. 11. 20:30
망설이는 법이 없다 강물은 하염없이 달리지 않으면 산 게 아니라고 강둑에게 들으라는 듯 넘실넘실
중얼거리며 바다로 달려가서 첨벙첨벙 제 이름을 버리네.
날마다 안녕 안녕 하는 일로 지새는 강둑은 나무처럼 우두커니 제 자리에 서서 입만 산 것 같은 저를
바라본다 물끄러미 촐랑촐랑 달려가서 사라지는 강물을 보고는 끝끝내 달리지 않는 게 제 일이라며 가
만가만 제 이름을 지키네.
둑 터지고 물 넘친 꼴
더는 보고 싶지 않으니
여름 전에 마음 둑을 더 단단히 쌓으리
그대 향한 그리움 홍수 져 동나지 않게
(그림 : 고찬용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