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건청

이건청 - 마늘밭의 꿈

누렁이 황소 2020. 9. 6. 10:34

 

마늘밭의 쪽마늘들이

지푸라기에 덮인 채

혹한을 견디고 있었는데,

얼어붙은 흙 속에서 쪽마늘들이

어떻게 뿌리를 키우고

바람과 햇볕을 엮어

푸른 싹을 만들며

통마늘을 꿈꾸는 것인지,

 

얼음 속에서

맵고 아린 맛도

만드는 것인지,

매운 몸으로

마늘밭을 채워가는 것인지

지푸라기에 덮인 채

통마늘을 꿈꾸는 것인지,

(그림 : 윤자빈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