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박정이 - 듬벙에 달이 살고
누렁이 황소
2020. 8. 26. 17:18
달은 내 따뜻한 듬벙,
내 방 그림자 옆에 듬벙으로 가는 길이 있다
내 울음이 듬벙에 빠졌다
통통하게 살이 쪄가는 달, 갈수록 식욕이 왕성하다
달 그림자 한 줄금 쏟아져 내린다
꿈인 양 달 그림자는 푸른 물에 쓸리어
끈끈한 몸을 씻어낸다
달은 그가 지나는 길을 따라 달빛을 뿌리며 몸을 터치하고
공중을 날아오르던 달빛은 팔팔 뛰는 심장을 움켜잡는다
푸른 듬벙에 빠진 달 그림자
켜켜이 개켜진 어둠속에서 달빛이 헐거워진다
(그림 : 조선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