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박영 - 고등어구이는 무제한

누렁이 황소 2020. 8. 26. 10:58

 

자갈치시장 가운데 토막 지나

꼬리 어디 즈음 있는 골목

첫 입가심으로

생선 머리 같은 오복식당 안으로 든다

고봉밥 한 그릇

무제한 고등어구이와 맞바꾸니

입은 푸르게 짜다

막 구운 고등어 들고

빈 접시 찾는 주인 아지매

7월 13일 무렵

생 고등어 들어온다고 웃는다

성질 급한 고등어 팔딱거리는 소리

새벽이 생일

생 고등어

오복이면 좋지

건너편 깡깡이마을 옆으로

산동네 불빛

언제부터 거기 있었지 묻는데

고향은 늘 그래 어두워야 보이지

무제한의 어둠이 들락거리는

자갈치시장 지느러미에 서서

우리 어디로 가고 있니

(그림 : 김성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