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하석 - 녹향

누렁이 황소 2020. 8. 23. 20:35

 

시인들은 가파른 계단으로,

참호인 듯,

술집 곤도로 올라갔지

그 아래층 녹향은 음악의 산실

 

지금은 대구향토문화관 지하로 옮겨져 있지만,

 

그 때 향촌동 골목 안에 서식했던 녹향족들은

뚱보집과 고바우집과 건너집 등 술집을 끼고 놀았지

 

양명문은 술안주로 시를 써서 「명태」 노래로 내걸렸고,

 

그 술렁이던 음악의 골짜기 헤매던

허만하와 박지수의 젊음

고바우집 안주인의 기둥서방인 박지수는 시장판에서 손금을 봐주어 번 돈으로 음악을 듣고 술을 샀지

 

그 방황하는 운명의 비틀거리는

제 손금의 지도 위에도

바흐 음악은 흘렀지

녹향 음악감상실 : 대구 중구 중앙대로 449 향촌문화관에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실

1946년 10월 향촌동에서 문을 연뒤로 10여차례 걸쳐 옮겨다니며 유지되고 있습니다.
6.25전쟁으로 피난 내려온 문인들이 즐겨찾기 했던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