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옥빈 - 망치
누렁이 황소
2020. 8. 22. 15:45
어이없게도 그들은 연약한 것에
치명타를 가했다
늘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일을 망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때리거나 부수거나
두들기는 일을 했다
어이없게도 우리는
두꺼비 같은 얼굴로
열심히 일만 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일을 망치지는 않았다
우리는 맞추거나 나누거나
펴는 일을 했다
쓰는 힘만큼
힘이 부치는 날마다
뭉그러진 얼굴은
주름이 깊다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이기는 법이다
(그림 : 이형준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