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김기택 - 맨발

누렁이 황소 2020. 8. 19. 17:03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발을 물고 놓아주지 않던
가죽구두를 벗고
살껍질처럼 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던
검정 양말을 벗고

발가락 신발
숨쉬는 살색 신발
투명한 바람 신발
벌거벗은 임금님 신발


맨발을 신는다

(그림 : 유예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