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주로진 - 들꽃에 녹이 슬다

누렁이 황소 2020. 7. 20. 19:16

 

비무장지대 녹슨 철모 사이

들꽃 한 송이 피어났다

어느 무명용사 철모에 담긴 불

저 꽃은 분명 죽은 이의 영혼이다

저 머리를 관통한 죽음이

이제 백골로 바랬다

목숨 진 자리 꽃은 살아

이 봄이 뜨겁다

포성은 자고 전쟁은 그쳤다

이제 일어나라 용사여

너의 잠이 너무 깊다

그만 일어나라고 노란 꽃 한송이

바람이 꽃대를 흔든다

(그림 : 권오웅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