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남순 - 매실나무

누렁이 황소 2020. 7. 11. 16:02

 

제 새끼 키우는 건 나무도 매한가지

올망졸망 매달려서 등허리 다 휠 때까지

땡볕도

장대 빗물도

끄떡없이 견디지

옹골차게 자랐으니 이제는 거둬주마

딸 사위 모두 모여 열매를 털어내자

그제야

짐 내려놓고

아버지가 허리 편다

(그림 : 강지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