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최연희 - 겨우살이

누렁이 황소 2020. 6. 18. 17:37

 

더부살이 중 가장 뻔뻔하고 질긴 나

눈치 볼 때도 있지만 견디기로 했다

나를 떨쳐 보내려는 주인

바람을 불렀지만

끈질기게 온 힘 다해 버티련다

어떻게 날아와 앉은 내 보금자린데

그깟 바람과 잔소리로 떠날 수 있으랴

따끔한 눈총에 흔들려 떨어질 내가 아니다

내 집인 양 뿌리 내리고 꽃 피우고 산다

드디어 주인과 한 식구 되어

눈보라도 비바람도 함께 견디며

내가 주인에게 뭔가 해 주어야 할 봄

나눌 수 있는 건 수액과 영양분

이미 우린 한 몸 아니었던가!

겨우살이 : 단향과의 식물이다. 학명은 Viscum album var. coloratum이다.

다른 나무에 기생해서 자라며 스스로 광합성을 하기도 해서 반기생식물이라고 한다. 자신의 광합성으로는 부족해서 숙주에게서 물이나 양분의 일부를 빼앗아 이용하는 것이다. 팽나무, 배나무, 밤나무, 느릅나무에 붙어 살며 참나무 속에 가장 많이 붙어 산다.

늘푸른 떨기나무로 황록색 줄기와 잎으로 Y자를 만들며 새둥지 같이 둥근 모양을 만든다. 겨울에 얹혀 사는 나무의 잎이 다 져야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잎은 마주나고 피침형이거나 타원형으로 길이 2~6cm, 너비 5~10mmm로 길쭉하며 가죽질로 두툼하다. 잎끝이 둥그스름하고 가장자리는 매끈하다. 잎자루가 없으며 진한 풀색으로 윤기가 나지 않는다. 암수딴그루로 늦은 겨울이나 이른봄, 가지 끝의 마주난 잎 사이에 연노란색의 자잘한 꽃이 핀다. 가을에 지름 5mm가 조금 넘고 둥근 열매가 누렇게 익는데 반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