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박제영

박제영 - 선인장

누렁이 황소 2020. 6. 12. 08:31

 

아내도 한때

넓은 잎 무성한 활엽식물이었다

물오른 줄기로 잎새마다

형형색색 꽃 피었던 활엽식물이었다

고비가 몽골고원에만 있는 사막은 아니어서

아내에게는 남편이 고비고 자식들이 고비여서

더 많은 눈물이 필요했던 아내는

잎을 하나씩 지우며 고비를 넘겼다

여자를 내준 마디마디 가시로 아물며

고비를 넘었다

아니다

여전히 고비를 건너는 중이겠다

(그림 : 안소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