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한연순 - 인생

누렁이 황소 2020. 5. 16. 17:45

 

식탁에 놓인 수저 한 벌이 외롭다

식탁에 놓인 수저 두 벌이 외롭다

식탁에 놓인 수저 세 벌이 외롭다

식탁에 놓인 수저 네 벌이 외롭다

도금을 할수록 외롭다

같은 수저 집에 있으나 다른 영혼을 꿈꾸며

마치 헤어져 바라보는 사랑의 아픔처럼

잠깐씩 식탁과 식기 세척 통에서 바쁘게 눈 맞추다가 강물처럼 멀어져간다

(그림 : 허영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