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감태준 - 여울

누렁이 황소 2020. 4. 11. 14:08

 

 

내 흘리고 다닌 날들이 여울에 흐르네

물살은 뒤돌아보지 않고

두 손으로 움켜쥐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 달아나네

상류에서 흘러온 붉은 단풍잎

간신히 큰 바위 하나 붙들었다 놓치고 혼자 떠가네

어딜까 가는 곳

내 마지막 멎는 곳 어딜까

물살은 뒤돌아보지 않고

하루해는 어느새 서산에 얼굴을 묻네

사람 그림자 비치지 않네

내 흘리고 다닌 날들이 여울에 흐르네 

(그림 :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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