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신미균

신미균 - 업

누렁이 황소 2020. 3. 25. 17:47

 

 

바위가 쑥부쟁이 하나를

꽉, 물고 있다

 

물린 쑥부쟁이는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구부정하다

 

바람이 애처로워

바위를 밀쳐 보지만

꿈쩍도 안 한다

 

바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쑥부쟁이는 그래도

고마워서

바람이 언덕을 넘어갈 때까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그림 : 함미영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