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임동윤

임동윤 - 흐르는 산

누렁이 황소 2020. 3. 14. 10:05

 

내 마음의 산 하나 있다
다가서면 멀리 달아나는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산


그 산으로 달려가면
내 속엔 늘 새로움이 하나
또 다른 마음이 하나
그 속의 크고 높다란 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숲과 계곡


그 속에서 나는 흔들렸다
흔들리면서 바람이 되었다
눈먼 별이 되어 반짝거렸다

반짝거리면서 허공을 달려갔다


다가설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산, 강물 같은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내 마음 속의 산 하나 있다 

(그림 : 양은혜 화백)